- 시진핑 총서기는 “안정 속의 진보(稳中求进)”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며, 발전과 안보, 개혁과 안정, 내수 확대와 대외 개방을 조화시킬 것을 강조했다. 이는 국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체제의 연속성과 내부 통제의 강화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발행인] 2025년 10월 23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이하 4중전회)는 시진핑 주석의 지도체제 하에서 향후 5년 중국의 발전 방향을 규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에 관한 건의’를 채택하며, 2035년까지 중국식 현대화의 기본 실현을 향한 국가 전략을 제도적으로 확정했다.
이번 전원회의의 특징은 단순한 경제 계획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생태·국방 등 전 분야에 걸친 종합적 설계를 통해 “중국식 현대화”를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안정 속의 진보(稳中求进)”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며, 발전과 안보, 개혁과 안정, 내수 확대와 대외 개방을 조화시킬 것을 강조했다. 이는 국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체제의 연속성과 내부 통제의 강화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4중전회 공보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고품질 발전(高质量发展)’이다. 중국은 이미 양적 성장의 시대를 지나, 과학기술 자립, 산업 고도화, 녹색 전환, 인민 생활 수준 제고를 중심으로 하는 질적 발전의 단계에 진입했다. 이를 위해 회의는 ‘과학기술 자립 자강’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명시하고, 혁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동시에 디지털 중국, 신에너지 시스템, 녹색 산업 체계 등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의 내생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번 회의는 또한 사회주의 현대화의 단계적 로드맵을 분명히 했다.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현대화 기초를 공고히 하는 시기”로, 이어지는 16차 계획을 “전면 실현 단계”로 설정했다. 이 과정을 통해 중국은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종합 국력과 과학기술력, 국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정치적으로는 ‘당의 전면적 영도’를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나라를 다스리려면 당을 먼저 다스려야 하며, 당이 흥해야 나라가 부강해진다”고 역설하며, 당의 자기혁명과 반부패 운동의 지속을 주문했다. 이는 통치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권력 일체화를 통해 체제 안정성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당의 중앙집권적 통일 영도”와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통치”라는 표현은 향후 개혁과 발전의 모든 방향이 당의 지도 아래에서 이뤄질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시진핑의 노선은 분명하다. 회의는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를 심화하고, 일대일로 고품질 건설을 지속하며, “국가 주권과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전략적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중 경쟁이 장기화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중국이 자주적 외교와 안보 독립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언급하며, 국제 협력의 외피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이중 외교’의 색채를 띤다.
사회·문화 부문에서는 ‘공동번영’을 중심 가치로 재천명했다. 단순한 분배 정책을 넘어 교육, 보건, 고용, 복지 등 전 영역의 민생을 제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사회주의식 균형 발전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 강국 건설”과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확립”이 명시된 점은, 사상 통제와 이념적 통일이 경제·사회 발전 못지않게 중요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중전회의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중국식 현대화의 정치적 완결 구조’를 제도적으로 확립했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 발전의 청사진을 넘어, 당-국가-사회가 하나의 통합체로 작동하는 체제 운영 모델을 재확인한 것이다. 공보는 “전당과 전국 각 민족 인민이 단결하여 15차 5개년 계획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도자의 통일적 지휘 아래 단결과 복종’을 당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결국 이번 4중전회는 시진핑 3기 체제의 중간 결산이자, 차기 5개년 계획의 방향성을 선포한 회의다. 중국은 이제 “성장 중심 국가”에서 “체제 중심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 경제의 고도화, 사회의 균형화, 그리고 정치의 일원화를 통해, 중국식 현대화라는 독자적 모델을 세계에 각인시키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시진핑의 표현대로 “격동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진보”를 이룰 수 있을지가 향후 중국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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