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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 분홍 모란 두 송이, 한중의 마음을 잇다

  • 이강문 기자 기자
  • 입력 2026.08.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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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측 간부가 건넨 작은 선물에서 읽은 신뢰의 외교… 국경을 넘어 피어나는 우정은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한중연합일보=이창호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외교에는 두 개의 언어가 있다. 하나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마음의 언어다.

 

공동성명과 협정문이 전자라면, 악수와 미소, 따뜻한 차 한 잔과 정성 어린 선물은 후자에 가깝다.

 

국가 간 관계가 어려워질수록 오히려 두 번째 언어의 힘이 중요해진다.

 

최근 중국 방문 일정에서 중국 측 간부로부터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분홍 모란 두 송이는 자신의 작품이다.

 

선물을 받아 들고 한동안 바라보았다. 화려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았고, 부드러우면서도 품격이 있었다.

 

무엇보다 두 송이가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게 한국과 중국이라는 두 나라가 떠올랐다.

 

중국 문화에서 모란은 오랜 세월 부귀와 번영, 아름다움과 품격을 상징해 온 꽃이다.

 

그 가운데 분홍빛은 강렬함보다 따뜻함에 가깝다. 상대를 향한 호의와 감사, 소중한 인연을 떠올리게 한다.

 

 

이창호 모란.jpg
[사진설명]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이 중국 측 관계자로부터 선물 받은 분홍 모란 두 송이를 들고 있다. 두 송이의 모란은 한국과 중국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신뢰와 우정으로 함께 피어나기를 바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두 송이였을까.

 

선물을 건넨 사람의 구체적인 뜻을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물을 받은 사람으로서 나는 그 두 송이에 한중의 모습을 겹쳐 보았다.

 

한 송이는 한국이고, 또 한 송이는 중국이다.

 

두 꽃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한 송이가 다른 한 송이의 빛을 빼앗지도 않는다.

 

각자의 색과 모양을 지키면서 나란히 있을 때 오히려 하나의 풍경이 완성된다. 이것이 오늘의 한중관계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가운데 하나다.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공유했고, 1992년 수교 이후 경제·문화·교육·관광·지방정부 교류에 이르기까지 관계의 폭을 넓혀왔다.

 

양국 국민이 오가며 만든 수많은 인연은 정상회담이나 정부 간 협정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물론 한중관계가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국제정세가 변하면 양국 관계에도 바람이 불었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온도가 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이 대화다. 정치가 어려울 때 문화가 만나야 하고, 외교적 온도가 내려갈 때 민간교류가 관계의 불씨를 지켜야 한다.

 

정부가 큰 다리를 놓는다면 민간은 그 다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 받은 '분홍 모란 두 송이'가 귀하게 느껴진 것도 가격이나 크기 때문이 아니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건넸는가가 중요했다.

 

중국 사회를 이해할 때 관계신뢰를 빼놓기 어렵다. 한 번의 만남보다 지속적인 교류를 중시하고, 말보다 행동을 통해 신뢰가 축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은 선물에도 상대에 대한 존중과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담길 수 있다.

 

외교 역시 결국 사람이 한다.

 

사람이 만나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기관과 도시를 연결하며, 그렇게 쌓인 관계가 국가와 국가 사이를 받쳐준다.

 

거창한 구호보다 약속을 지키는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고, 수십 장의 문서보다 진심 어린 만남 하나가 더 오래 기억될 때도 있다.

 

나는 이번 모란 두 송이를 단순한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싶지 않다. 한중 사이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작은 외교의 상징으로 기억하고 싶다.

 

지금 한중 양국에 필요한 것도 이런 마음일 것이다. 상대를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기보다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보다 공동의 이익을 찾으며, 오늘의 관계를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신뢰의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꽃은 하루아침에 피지 않는다. 햇빛과 물이 필요하고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가 간 신뢰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회담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한 번의 갈등으로 모두 버려서도 안 된다.

 

분홍 모란 두 송이.

 

중국 모란.jpg
사진: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소장

 

한 송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두 송이가 나란히 있을 때 풍경은 더욱 깊어진다.

 

서로 다른 뿌리에서 자랐어도 같은 햇빛을 나눌 수 있고, 서로 다른 향기를 가졌어도 함께 있을 때 더 풍성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그 두 송이에서 한중관계의 내일을 본다.

 

좋은 외교란 결국 상대의 마음을 귀하게 받아들이고, 한번 맺은 인연을 오래 가꾸는 일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분홍 모란 두 송이가 오래도록 기억 속에서 피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그 두 송이가 수천, 수만 송이의 신뢰로 피어나 한국과 중국이 함께 가꾸는 우정의 정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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