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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 안중근의 동양평화와 한중일 경제공동체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9.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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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안중근 의사는 190910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그러나 그를 단지 총을 든 독립운동가로만 기억한다면 그의 사상과 역사적 위상을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안중근은 침략과 지배에 맞서 싸운 민족의 영웅이면서, ··일 세 나라가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 선구적인 동양 평화 사상가였다.

 

안중근이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은 오늘날에도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그는 한국·중국·일본이 서로를 적으로 돌리면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반대로 세 나라가 독립과 주권을 존중하면서 협력한다면 동양의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창호 안경 사진.png
글: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한국영도력연구소 소장

 

공동회의체 구성, 공동은행 설립, 공동화폐 발행, 공동 방위체제와 청년교육 구상까지 제시했다. 사형을 앞둔 한 독립운동가가 100년 뒤의 동북아 질서를 내다본 것이다.

 

오늘의 한중일은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다. 세 나라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물류, 금융, 문화산업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와 시장, 생산력과 기술력을 결합한다면 유럽연합에 견줄 수 있는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역사 갈등과 영토 문제, 안보 대립과 경제적 견제가 협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세 나라가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돌아가고, 함께하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다.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경쟁이 곧 적대일 필요는 없다. 미국과 유럽도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공동의 규칙과 시장을 만든다.

 

한중일 역시 서로의 체제와 주권을 존중한다는 원칙 아래 경제협력의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 감염병 관리, 고령화, 인공지능과 디지털 경제는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정치적 갈등 때문에 경제와 민생까지 인질로 잡는 낡은 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중일 경제공동체는 당장 국경을 없애거나 단일 화폐를 도입하자는 구호가 아니다.

 

실현 가능한 분야부터 신뢰를 축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진전시키고, 기업과 지방정부·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상설 협력기구를 강화해야 한다.

 

공동 산업단지와 기술혁신기금을 조성하고, 청년과 과학기술 인재의 이동을 확대해야 한다.

 

통관·물류·전자상거래 기준을 연결하고, 재난과 보건·환경 분야의 공동대응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경제공동체의 핵심은 어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데 있지 않다.

 

안중근이 꿈꾼 동양평화 역시 강대국 중심의 질서가 아니었다. 독립된 국가들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공동의 이익을 나누며, 전쟁의 가능성을 경제적 연대로 차단하는 구상이었다.

 

일본은 과거 침략의 역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을 보여야 하고, 중국은 커진 국력만큼 주변국의 우려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한국은 미·중 경쟁의 파도에 수동적으로 흔들릴 것이 아니라 동북아 협력의 원칙과 의제를 주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박물관에 보관할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한중일이 실행해야 할 미래 설계도라며 세 나라가 과거의 상처를 외면해서도 안 되지만, 그 상처를 영원한 적대의 명분으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 경제와 청년, 기술과 문화의 연대를 통해 전쟁할 수 없는 동북아를 만드는 것이 안중근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는 선언만으로 오지 않는다. 서로에게 전쟁보다 협력이 훨씬 큰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된다.

 

경제공동체는 바로 그 구조를 세우는 현실적 수단이다. 정치가 막히면 민간이 길을 열고, 중앙정부가 주저하면 지방정부와 기업, 대학과 시민사회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안중근은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 자체를 증오한 것이 아니라 침략주의를 꾸짖었다.

 

그가 겨눈 것은 한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 동양의 공존을 파괴한 제국주의였다. 이제 한중일은 답해야 한다.

 

앞으로도 과거의 갈등을 반복하며 세계 질서의 변화를 바라보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공동 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스스로 만들 것인가.

 

안중근이 남긴 총성은 침략을 향한 심판이었다. 그가 남긴 동양평화론은 미래를 향한 명령이었다.

 

한중일 경제공동체는 몽상이 아니다. 결단하지 않아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이야말로 세 나라가 안중근의 미완성 원고를 현실의 정책으로 완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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