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중동 함몰과 한반도 ‘안보 공백’의 현실화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2026년 현재, 지구촌은 중동발(發) 거대한 화약고 위에 서 있다. 미국ㆍ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격화된 중동 전쟁은 미국의 전략적 자산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시선이 테헤란과 중동에 고정될수록, 한반도를 향한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전략적 방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강한 국방에 기초한 평화’를 강조해 왔으나, 미·중 갈등에 중동 전쟁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외교적 공간'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미국 내 정치적 공세가, 전비 부담은 물론 우리에게 '안보 비용의 전가'라는 청구서를 내밀 수 있고, 이는 곧 한반도 평화 시계의 역행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 북·러 밀착의 틈새, ‘진영 외교’의 덫을 경계하라
중동의 전운은 북한에 유례없는 지정학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 중동 늪에 빠진 사이,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경제 동맹을 공고히 하며 대북 제재망을 사실상 무력화할 것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과거 정부가 고착시킨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적 구도다.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적 국익 외교’는 바로 이 대목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가치 중심의 편 가르기 외교에 매몰되어, 한반도가 강대국 패권 다툼의 ‘대리 전장’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왔는가? 또 중동의 비극은 우리에게 자문하게 한다.
한반도 전쟁 억제력은 생존의 최소 조건일 뿐, 대화 없는 ‘힘의 과시’는 결국 끝없는 군비 경쟁과 우발적 충돌의 위험만을 증폭시킬 뿐이다.
● 이재명 정부의 제언, ‘평화가 곧 경제’라는 실용적 접근
미국의 개입이 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자율성’을 발휘해야 한다.
▪︎동북아 다자주의 평화 체제의 주도
진영 논리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한반도 관리의 파트너로 적정하게 끌어들여야 한다.
북핵 문제를 '이념'이 아닌 '지역 생존'의 문제로 재규정하는 틈새 다자 외교가 절실하다.
▪︎남북 핫라인 및 위기 관리 복원
북한의 ‘적대적 국가’ 선언에도 불구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적 소통 창구는 기필코 가동되어야 한다.
또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계승하되, 변화된 현실에 맞는 ‘한국형 평화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한다.
▪︎에너지·공급망 안보의 선제적 대응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과 공급망 교란은 민생 경제에 직격탄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철학인 ‘민생 우선’을 위해 중동 리스크를 관리하며 동북아 에너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 평화는 ‘관리’를 넘어 ‘창출’하는 것
평화는 상대의 굴복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상태가 아니다. 서로의 생존을 인정하고 갈등을 조정해 나가는 적극적인 행위다.
미국이 중동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동안, 우리마저 강대국의 전략적 셈법에만 운명을 맡긴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비싼 무기 체계가 아니라, ‘평화가 곧 밥’이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이를 현실로 만드는 외교적 상상력이다.
끝으로 이재명 정부는 중동의 비극을 반면교사 삼아, 한반도를 동북아 평화 경제의 허브로 되살리기 위한 유연하고 능동적인 실용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글/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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