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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칼럼] 상식이 무너지면 비상식이 관행이 되고, 비상식이 반복되면 마침내 권력이 된다.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9.1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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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붙임으로 이창호 칼럼과 함께...Lee Chang-Ho의  AI창작음악Life is a wanderer〉를 감상해 보시겠습니다.글이 전하는 깊은 울림과 음악의 따뜻한 선율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한중연합일보] 공직자는 말로 평가받고 행동으로 심판받는다. 특히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과거에 외쳤던 원칙을 오늘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야 한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자신에게는 예외를 허용한다면, 그것은 소신이 아니라 위선이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대한민국 공직 인사의 기준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후보자들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관행이었다”,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장관의 자격은 위법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직 수행을 위한 최저선일 뿐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와 상식, 도덕적 일관성은 그보다 훨씬 높은 기준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을 둘러싸고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률상 가능성만을 앞세울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은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헌법기관이고, 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국무위원이다.

 

견제하는 사람과 견제받는 사람이 한 몸이 되는 상황을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겠는가.

 

성평등과 공정, 약자의 권리를 주장해 온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거취에서부터 더 엄격한 기준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과 정당의 이해관계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장관의 권한까지 행사하겠다는 인상을 준다면, 그동안 외쳐 온 공정의 언어는 힘을 잃는다.

 

공정은 상대를 공격할 때 꺼내는 구호가 아니다. 자신에게 불리할 때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더욱이 장관직은 정치적 보상이 아니다. 의원직과 장관직 가운데 무엇도 내려놓지 않겠다는 태도는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결단보다 자신의 정치적 안전장치를 먼저 챙기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면 의원직 문제부터 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장관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

 

인사청문회가 모든 문제를 씻어주는 면죄부가 될 수도 없다.

 

청문회는 후보자가 시간을 벌며 버티는 무대가 아니라, 국민 앞에 책임을 밝히는 자리다.

 

이미 본질적인 이해 충돌과 정치적 신뢰의 문제가 드러났다면 청문회 뒤로 결단을 미룰 이유가 없다.

 

해명으로 해결될 문제와 결단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는 분명히 다르다.

 

국민은 완벽한 사람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자신이 했던 말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이창호 위원장 성명서 유튜브 캡처.jpg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한국영도력연구소 소장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후보자에게 흠결이 있어서만이 아니다.

 

남에게 적용했던 기준을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오만, 자리를 지키기 위해 원칙의 뜻을 바꾸는 이중성 때문이다.

 

대통령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그 결과는 국민이 감당한다.

 

국민적 의문이 커지고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가 국정의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면 지명을 재검토해야 한다.

 

부적절한 인사를 철회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민심을 존중하고 국정을 바로 세우는 책임 있는 결단이다.

 

여당도 후보자를 무조건 감싸서는 안 된다. 내 편의 문제는 사소한 실수이고 상대편의 문제는 중대한 결격 사유라는 식의 이중 잣대는 정치를 더욱 병들게 한다.

 

야당 역시 인신공격이나 혐오 표현이 아니라 공직 수행 능력과 도덕성, 이해 충돌 여부를 중심으로 검증해야 한다.

 

검증은 잔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황한 해명이 아니다. 분명한 선택이다.

 

자신이 주장해 온 가치와 현재의 행동이 일치하는지 국민 앞에서 답해야 한다.

 

의원직을 유지해야만 장관직을 맡을 수 있다면 그 장관직은 애초에 맡지 않는 것이 옳다.

 

장관직에 헌신할 각오가 있다면 정치적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두 자리 모두를 지키려는 선택은 법률의 문제가 아니라 염치와 상식의 문제다.

 

용혜인 후보자는 더 이상 논란의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외쳐 온 공정과 책임을 스스로 실천하려면 장관 후보자직에서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정치적 생명의 끝이 아니다. 오히려 원칙을 지킨 정치인으로 다시 설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끝까지 버틴다면 개인의 상처를 넘어 정부의 인사 원칙과 성평등 정책에 대한 신뢰마저 훼손할 수 있다.

 

대통령도 결단해야 한다.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

 

한 사람의 체면보다 국정의 신뢰가 중요하고, 한 정당의 이해보다 대한민국의 상식이 먼저다.

 

상식이 무너지면 비상식이 관행이 되고, 비상식이 반복되면 마침내 권력이 된다.

 

대한민국은 그런 정치를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

 

사퇴는 책임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는 가장 분명한 방법이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상식의 회복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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