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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김민정의 온숨] 협업의 기술, 혼자보다 함께가 더 어려운 이유

  • 김민정코치 기자
  • 입력 2026.01.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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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내가 혼자 할걸.” 협업이 어긋나는 날, 가장 먼저 새어 나오는 탄식이다.

[한중연합일보 김민정 코치] 혼자 일할 때는 빠르다. 판단도, 실행도, 수정도 내 손 안에서 끝난다. 그런데 함께가 되는 순간, 속도는 느려진다. 회의에서 분명 결론이 났는데도 각자 자리로 돌아가면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정도면 충분하죠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아직 부족한데요라고 말한다. 같은 목표를 바라본다고 믿었는데, 정작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협업이 어려운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팀원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많은 팀이 너무 유능해서위기를 맞는다. 각자의 확고한 기준과 자존심, 책임지고 싶은 방식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협업은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준과 통제권을 나누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불편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 방식이 흔들릴 수 있고, 내 결과가 내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민정.jpg
김민정 코치(사진)는... 기업, 교육, 방송 등 다양한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온 소통전문가다. 27년간 방송인과 스피치 강사로 활동해온 그는 현재 커리어 코치로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코치는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게 돕는 사람이다.” 그는 이 신념으로 각자의 내면에 잠든 가능성을 깨우는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때 보이지 않는 협업의 비용이 발생한다.

 

첫째, ‘합의의 함정이다.

 

혼자라면 10분이면 끝날 결정도 동료를 납득시키고 확인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합의가 끝났다고 착각하는 순간부터다. “그럼 이렇게 가죠라는 모호한 문장을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순간, 실행은 시작부터 엇갈린다. 결국 우리는 같은 회의를 반복하며 이미 내린 결론을 다시 확인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둘째, ‘완료의 온도 차.

 

어떤 사람에게 완료는 일단 시장의 반응을 보기 위해 내놓는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결점이 없는 완벽한 상태. 누군가는 속도를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품질을 지키려 하며, 또 누군가는 리스크를 줄이려 한다.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다를 뿐인데, 기준이 합의되지 않으면 사람은 쉽게 서로를 답답한 사람으로 규정한다. 그 순간 협업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을 평가하는 감정싸움이 된다.

 

셋째, ‘책임의 공백이다.

 

이건 누가 결정하나요?”라는 질문이 잦은 팀일수록 결정권의 경계가 희미하다. 결정권이 없으면 사람들은 조심스러워지고, 조심스러움이 길어지면 결국 눈치가 규칙을 대신한다. 누구도 확답하지 않고,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회의실은 공손한 완곡어법으로 가득 차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 책임지지 않는 협업은 어느새 조용한 방치로 변질된다.

 

현장의 불협화음은 대개 성실함의 결여보다 결이 맞지 않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명확한 문장과 완료의 기준, 그리고 책임의 경계가 느슨할 때 협업은 길을 잃는다. 시스템이 채워줘야 할 빈자리를 개인의 성격이나 노력에만 의존해 버티는 힘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사람의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기에, 선의만으로 굴러가는 협업은 결국 한계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협업의 기술은 어디서 시작되어야 할까. 거창한 팀워크 구호보다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목표를 한 문장으로 동기화해야 한다. 무엇을, 어떤 수준으로, 언제까지 할 것인지 문장으로 합의할 때 비로소 행동의 정렬이 일어난다.

 

또한 완료의 기준을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분량, 형식, 필수 근거 등 가이드라인이 선명하면 불필요한 재작업이 줄어든다. 협업에서 최고의 친절은 위로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을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정권과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누가 최종 결정을 내리고 누가 실행하는지 정리되는 순간, 협업은 감정 대신 구조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협업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술 한 잔의 위로가 아니라 명확한 문장 한 줄이다.

관계가 흔들릴수록 사람을 탓하기보다 기준을 점검해야 한다. 정말 그 사람이 문제일까, 아니면 끝내 합의하지 못한 기준이 문제일까.

 

어쩌면 우리가 찾는 정답은 뜨거운 결속이 아니라, 차갑고도 명확한 약속의 문장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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