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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아버지 참 고맙습니다.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5.1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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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따뜻한 햇살 아래 부모님의 미소를 떠올리고, 자녀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환해지는 계절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족의 손을 다시 잡게 하는 달, 멀리 있던 안부도 자연스레 전하게 되는 시간이다.

 

사랑은 거창한 말보다 함께 밥을 먹고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오월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필자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1년이 흘렀다. 시간은 많은 것을 무디게 만든다고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버지의 뒷모습만은 해가 갈수록 더 또렷해진다.

 

이창호1.jpg
이창호 자유기고가

 

젊은 날에는 몰랐다. 그저 집안의 가장이었고, 말수 적은 어른이었으며, 늘 피곤한 얼굴로 늦은 밤까지 농삿일을 하고 들어오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러나 이제 시니어의 문턱에 서 보니 안다. 한 가정을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이며, 묵묵히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아버지는 평생 자신을 위해 사신 적이 거의 없었다.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셨고, 가족들이 잠든 뒤에야 비로소 하루를 끝내셨다.

 

좋은 옷 한 벌 제대로 입지 못했고, 비싼 음식을 앞에 두고도 늘 나는 괜찮다고 말씀하셨다.

 

그 시절에는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깨닫게 되었다. 괜찮다는 말 속에는 가족만은 부족함 없이 살게 하려던 한 남자의 희생과 책임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버지는 특별히 많은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대신 행동으로 삶을 가르치셨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은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셨다.

 

어린 시절에는 그런 가르침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아버지의 삶은 너무 느리고 고지식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인생의 끝에서 사람을 남게 하는 것은 화려한 재능이 아니라 성실함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세상이 한순간에 조용해진 듯했다.

 

장례식장 한쪽에 앉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다시는 아버지라고 부를 사람을 가질 수 없겠구나.’ 그 순간의 허전함은 지금도 가끔 가슴 한편을 무겁게 만든다.

 

살아 계실 때는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이 뒤늦게 밀려왔다.

 

더 자주 손을 잡아드릴 걸, 더 많이 웃어드릴 걸 하는 후회도 남았다.

 

11년이라는 세월은 짧지 않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버지는 여전히 내 삶 속에 살아 계신다.

 

힘든 일을 마주할 때면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순간이면 아버지의 굳은 어깨가 생각난다.

 

결국 나는 살아가며 조금씩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떠나도 삶의 흔적은 남는다. 내게 아버지는 그런 존재다.

 

인생이라는 거친 바다를 건너는 동안 언제나 중심을 잡아주던 큰 산 같은 사람. 이제는 곁에 없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존재.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늦은 인사를 건넨다.

 

아버지, 참 고맙습니다.”

 

/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우리가 아는 중국 우리가 모르는 중국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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